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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칭] 영화가 끝나도 미스터리는 계속된다...프랙처드
    오늘의 핫잇슈 2020. 3. 6.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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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드무비의 영화서랍 잘 만든 영화는 감상이 끝난 뒤 관객들에게 감정의 혼란과 생각의 무질서를 ‘두통’처럼 남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그런 감상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건 영화는 결코 시험이 아니란 사실이다.

    곳곳에 배치된 복선을 힌트로 반전과 결말을 정답처럼 찾아내고 감상을 마무리하는 건 영화를 시험문제 푸는 것처럼 그저 단순히 보는 것. 정답 맞춰볼 시간에 나름의 해석을 더하고 의미를 찾아본다면 영화는 또 다른 얼굴을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물론 이렇게 영화를 톺아보기 위해선 그럴 만한 가치를 지닌 작품을 만나는 게 먼저다. 최근에 본 영화중에선 넷플릭스 오리지널 <프랙처드>가 여기에 속했다.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웬만해선 수준급의 작품을 만나기 어렵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그래서 더 기대치가 낮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 기대 없이 고른 작품에서 정말 모처럼 만에 기분 좋은 두통을 경험했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
    긴장감과 궁금증으로 가득 찬 영화를 좋아한다면
    캐릭터의 심리를 따라가며 보는 영화를 좋아한다면

    이런 사람에겐 비추천
    반전에 크게 기대하는 관객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익숙한 장르물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

    흔적 없이 사라진 아내와 딸
    처가에서 추수 감사 만찬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 안에서 남편 레이와 아내 조앤이 말다툼을 시작한다. 두 사람은 결혼생활을 하며 서로에게 쌓였던 감정들을 여과 없이 분출하고 뒷좌석에 앉은 딸 페리는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 한다. 결국 이혼 얘기로까지 번진 부부의 감정싸움. 이 분위기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딸 페리뿐이다.

    때마침 화장실이 급해진 딸 덕분에 휴게소에 들른 부부. 엑셀을 밟듯 게이지를 올렸던 부부의 감정은 휴게소에 정차하며 작은 쉼표를 찍었다. 이제 적당히 누그러진 감정을 안고 차분히 집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데 그 순간 발생한 예기치 못한 사고. 딸이 큰 개를 피하려다 공사장 절벽 아래로 떨어졌고 그 모습을 본 레이가 다급히 몸을 날렸지만 그 역시 곧장 추락한 것이다. 그대로 잠시 기절해버린 레이. 뒤늦게 현장을 발견한 아내 조앤이 그를 깨우고 부부는 딸을 병원으로 데리고 간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은 딸. 간단한 CT 촬영만 하면 된다고 해서 아내와 딸은 잠시 레이와 떨어졌는데 몇 시간 뒤 두 사람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허구인가
    <프랙처드>는 영화를 다 본 뒤에도 무엇이 진실인지 확신할 수 없게 만드는 구성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끝까지 붙잡는다. 영화는 닫힌 결말로 모두가 궁금해 한 미스터리의 정답을 시원하게 가르쳐주지만 관객들은 이를 복기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프랙처드’(분열)를 겪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주인공 레이에게 펼쳐진 이날 하루의 기묘한 상황들이 사실과 거짓의 구분 없이 마구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영화의 시선이 철저하게 레이를 좇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자연히 그의 심리에 동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주인공의 심리에 깊이 몰입할수록 더 큰 혼란을 느끼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감상이며 이게 바로 이 영화를 만든 브래드 앤더슨 감독의 정확한 연출의도다. 즉 레이가 처한 상황과 그에 따라 변화하는 심리를 함께 체험해보라는 것. 익숙한 반전과 결말에도 한동안 머리가 지끈거렸던 건 내가 레이의 입장이 돼 영화 속 상황을 실감나게 체험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프랙처드>는 이야기 안으로 관객들을 깊숙이 끌고 들어갈 줄 아는 영화다. 마치 조금씩 어려워지는 퀴즈 문제처럼 처음엔 단순하고 쉬운 설정으로 관객들을 유인한 뒤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될 때마다 복잡하고 어려운 플롯의 올가미를 쳐 그 안에 가둬버리는 방식.

    여기서 다시 한 번 ‘솔까말’ 영화가 매우 촘촘하게 올가미를 쳐 놓은 것은 아니기에 빠져나가려면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더 재밌게 즐기고 끝내 톺아보기 위해선 기분 좋게 그 안에 갇혀 있는 편이 낫다는 얘기다.

    <프랙처드>의 이야기는 이런 장르의 영화를 많이 접했던 관객들에게 매우 익숙한 내용이다. 반전을 품고 있는 결말 역시 참신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서두에 말한 것처럼 시험문제 풀 듯 이 영화의 결말만을 예측하면서 보면 약간은 허무하고 아쉬운 감상을 남길 수 있다. 재차 말하지만 반전에 대한 기대는 줄이고 주인공 레이의 심리에 집중하는 감상법이 이 영화에 가장 효과적이다.

    제목의 진짜 의미는?
    영화는 ‘프랙처드’란 제목처럼 관계의 ‘균열’이 생긴 부부의 모습에서 출발한다. 사실 이 장면에 앞서 타이틀이 떠오를 때 제목의 진의가 암시되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눈치 채기가 쉽지 않다. 관계의 균열을 느낀 부부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딸을 병원에 데려갈 때 영화는 ‘프랙처드’의 두 번째 의미를 전달한다. 그것은 바로 ‘골절 ’. 딸의 팔이 부러졌는지 확인하는 대목에서 튀어나오는 의미다.

    ‘골절’과 ‘균열 ’. ‘프랙처드’란 제목이 극 초반에 나타낸 이 두 가지 의미는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서서히 사라진다. 그리고 영화는 결말에 이르러 이 제목의 진짜 의미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이외에도 영화는 복선과 상징을 곳곳에 배치해 감상의 재미와 깊이를 더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그런 장면들이 노골적으로 노출돼 고차원의 은유로는 읽히지 못했다는 것. 마치 난이도가 매우 낮은 ‘숨은 그림 찾기’를 연달아 하는 기분이랄까. 좀 더 은근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미스터리 영화는 어떻게든 관객들을 계속 궁금하게 만들고 스릴러는 계속 불안하게 만들어야 한다. 미스터리 스릴러 <프랙처드>는 그 장르의 본령에 충실했다. 그것만으로 이 영화를 볼 가치는 충분하다는 것 이게 내 결론이다.

    글 by 리드무비. 유튜브 영화 채널 리드무비 운영. 과거 영화기자로 활동했으며 영화 팟캐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제목 프랙처드( Fractured 2019)..........


    출처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25&aid=0002952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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